한국언론정보학회, 영천역사박물관 공동 주최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

 

영천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세계 최초 일간신문 민간인쇄조보의 가치를 조명하는 국제학술심포지움이 열린다.

한국언론정보학회는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간인쇄조보 국제학술심포지움’을 개최한다. 영천역사박물관과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움은 조선의 ‘민간인쇄조보’가 세계 최초 일간신문임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주최 측은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선조수정실록〉과 율곡 이이의 〈석담일기(경연일기)〉 등 역사기록과 문헌에만 존재하던 조선 최초의 일간신문 ‘민간인쇄조보’의 가치를 446년 만에 새롭게 조명 하는 행사”라고 밝혔다.

인쇄미디어의 역사를 짚어보는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움에서는 독일, 중국, 한국 등 인쇄문화 선진국의 16~17세기 뉴스 인쇄 매체 현황과 특징, 경과를 논의한다.

발제자로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 대학교의 크리스토프 레스케 교수, 중국 전매대학교의 아이홍홍 교수, 충남대 이윤복 박사, 경남대 김영주 명예교수 등이 참석한다. 또 광운대 강태웅 교수, 연세대 최경은 교수, 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 기자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영천역사박물관 천진기 관장은 “세계 최초 일간신문으로 평가되기 위한 국제심포지엄 첫 행사”라고 소개했다.

 

1577년 11월 23일자 민간인쇄조보. “1면 4행부터 현존하는데 관상감에서 성변측후단자(星變測候單子)에 22일 저녁 무렵 혜성인 치우기의 변화를 23일에 보고하는 내용과 5번째 행부터 의정부, 6행 승정원 소식, 7행에는 이조(吏曹) 순으로 내린 임금의 처리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으며, 24일 내일 외관직 인사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기사와 경상도 합천(초계군)에 노비 부족에 관한 소식도 실려있다.” 자료사진 및 해설=주최 측 제공.
1577년 11월 23일자 민간인쇄조보. “1면 4행부터 현존하는데 관상감에서 성변측후단자(星變測候單子)에 22일 저녁 무렵 혜성인 치우기의 변화를 23일에 보고하는 내용과 5번째 행부터 의정부, 6행 승정원 소식, 7행에는 이조(吏曹) 순으로 내린 임금의 처리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으며, 24일 내일 외관직 인사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기사와 경상도 합천(초계군)에 노비 부족에 관한 소식도 실려있다.” 자료사진 및 해설=주최 측 제공.

민간인쇄조보는 1577년 조선 선조 10년에 간행한 세계 최초 활자조판방식 상업용 일간신문이다. 조선의 민간인쇄조보는 중국의 활판 인쇄 신문 저보(1638년) 보다 61년, 독일 아인코멘데 자이퉁(1650년) 보다 73년 앞서 발행됐다.

한국언론정보학회는 민간인쇄조보에 대해 “대중성과 독이성, 상업성까지 갖춘 국내 최초 활자 신문”이자 “국내 문화재적 가치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당대 민간업자들은 의정부와 사헌부에 허가를 받아 왕실과 중앙정부, 경기 한성부 소식 등을 알리는 민간인쇄조보를 발행했지만 선조에 의해 100여 일 만에 폐간됐다. ‘최초의 언론 탄압’인 셈이다.

선조(수정)실록 등은 “민간인들이 조보를 간행하는 행위는 사국(史局)을 개인이 설립하는 것이고 국가의 나쁜 점을 폭로하는 행위”로 규정하면서 “민간인쇄조보를 간행한 이들을 대역죄로 몰아 관련자 30여 명을 의금부에 하옥시켜 심한 고문을 한 후 멀리로 유배를 보냈다”고 전한다.

한편 민간인쇄조보는 전 영천역사박물관 관장 지봉스님이 2017년 고서 경매를 통해 매입하면서 학계에 알려졌다. 2018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521호로 지정됐으며 현재 영천역사발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영천역사박물관(경상북도 영천시 도림동 709-4 2층). 건물 1층에는 영천문학관과 무인카페가 있다. 사진 김연주
영천역사박물관(경상북도 영천시 도림동 709-4 2층). 건물 1층에는 영천문학관과 무인카페가 있다. 사진 김연주

영천역사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사립 지역사 박물관이다. 지봉스님이 영천을 주제로 4만여 점의 역사자료를 모아 2014년 개관했다. 현재 경북 영천시 도림동에 있다.

지봉스님은 박물관 건립 계기에 대해 “초등학교 3학년 때 절에 맡겨져서 영천에서 밥 먹고 자라고 공부했으니까 영천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걸 고민하다 찾은 것이 문화에 관련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민간인쇄조보가 경매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진품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지봉스님은 민간인쇄조보 본문에 등장하는 ‘공의전’이 인종의 왕비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아봤다. 인종의 태실이 영천에 있어 관련 역사를 알고 있었다. 민간인쇄조보의 가치를 알아본 안목은 미술사를 전공하면서 선조실록을 통해 민간인쇄조보 내용을 이해했기에 가능했다.

영천역사박물관은 영천시와 함께 국가지정문화재 및 유네스코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봉스님은 “우리나라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라는 세계 최초 목판 출판물을 가지고 있고 세계 최초 금속활자 직지를 만든 인쇄 문화의 영향으로 세계 최초로 신문을 만든 나라라는 자긍심이 심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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