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9살 아들 쌍둥이를 키우는 다문화 가정의 가장으로 2015년 7월 1일 쌍둥이가 태어났고, 필리핀 배우자의 사촌 여동생을 어렵사리 초청하여 자녀 양육 목적(F1비자)으로 자택에서 기거하며 아이들 돌보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처음 아이들 8살 되던 해까지 비자가 연장될 수 있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지만, 애기들 2살 때 박근혜 대통령이 정책을 바꿔서 3년 비자 만료 후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고, 울며 겨자 먹기로 1년 비자만 받고 돌아가는 조건으로 각서를 썼습니다.

그러나 애들이 너무 어리기 때문에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사촌 여동생은 ‘불법 체류자’ 자격으로 아이들 8살 때까지 아이들을 돌보다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직 한국에 남아 불법 체류자로 살아간다면 아마 제가 이 글을 쓸 자격이 없습니다.

그사이 집사람이 임신을 했고 2023년 11월 7일, 셋째 출산을 하였습니다.

 

셋째 복동이(태명). 사진 최유진
셋째 복동이(태명). 사진 최유진

그리고 얼마 전 저는 일하다 왼쪽 발목 인대 2개가 끊어져 인대 봉합술을 받아서 목발을 짚고 다니고 재활 치료까지 힘들게 받았습니다.

이번엔 집사람 친언니를 초청하는데 임신 사실 확인서, 제 수술확인서, 진단서 등등 생계와 육아가 어려워 친언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모든 서류를 첨부해서 필리핀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서류를 제출했지만, 불허 판정을 받았습니다.

집사람 친어머니도 편찮으시지만 여행비자(90일) 초청을 하였더니 또 불허 판정이 떨어졌습니다.

사유는 초청인인 제가 불법 체류하게 했다는 기록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다시 제도는 원래대로 아이들 8살 될 때까지 비자 연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저희는 정권 바뀔 때마다 수시로 바뀔 수 있는, 피해자 아닌 피해자인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 직계가족이나 부모님 초청하는데 이렇게 이산가족을 만들어 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이 너무 억울하고 분합니다. (장인어른은 코로나 때 돌아가셨습니다. 저 역시 아버지는 9살 어머니는 3년 전에 돌아가셔서 한국에 도와줄 사람이 전혀 아무도 없습니다.)

주변에선 늘 그럽니다. 애들 셋이면 애국자라고….

맞습니다, 저는 한국인이고 이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자입니다.

제가 불법을 했다는 게 잘한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은 아이들을 안 낳고 있는 큰 현실 속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어떠한 정책을 편들 이러한 현실적인 제도가 바뀌고 완화하지 않으면 출산율은 더 현저히 떨어지고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이 줄어드는 비참한 현실입니다. 다문화 가정 때문에 대한민국에, 그나마 출산율에 작은 보탬이 되었습니다.

‘매매혼’이니 ‘신부를 돈으로 사서 결혼했느니’ 하는 따가운 선입견 속에 한국에서 구성원으로 살아가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은 엄연히 한국인입니다.

이 다문화 아이들마저도 없었다면 통계자료 출산율이 현저히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은 제가 초청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초청인으로 하여 장모님이나 집사람 친언니를 데려오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초청인은 직계 관련 한국 사람만 가능하며, 저는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돌아가셔서 초청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맞는 건지 너무 억울합니다….

제발 저에 안타까운 현실을 널리 알려주셔서 저와 같은 다문화 가정에 어려움을 한 번 더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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